캐빈 인 더 우즈 The Cabin in the Woods (2012) by 멧가비


7 ~ 90년대 호러 영화의 괴기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동창회이며, 호러 장르의 역사를 함께 해 온 작가, 장르 팬 모두에게 바치는 일종의 자축시다. 호러사의 르네상스 페어다.


2천년대 인터넷 가상 놀이 문화에서 시작한 'SCP 재단'의 설정이 레트로 괴물들과 만난다는 건 시대의 관통이다. 노스탤지어를 그저 곰팡내나는 앨범이 아닌, 최신 트렌드에 담아 관객에게 제공하는 이 기획은 마치, 호러 장르는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 발전해나갈 것임에 대한 다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발전적인, 장르의 중간 정산이다. 옛것을 한데 모아 다루면서도 촌스럽게 옛것에 집착하지 않는 쿨한 태도.


온갖 은유와 패러디가 넘쳐나는 만큼, 아는 만큼 재미있고 좋아하는 만큼 즐겁다. 호러 영화들을 즐긴 시간이 길면 길수록 영화의 장면 구석구석에서 찾아낼 수 있는 보물 쪽지도 많아진다. 호러 장르와 함께한 팬들은 이렇게 엉뚱하게, 그러나 최상의 방법으로 보상을 받는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즐기면 좋은 피의 축제. 호러 영화의 기본 자세를 잃지 않는 점 훌륭하다. 시리즈화를 늘 기대한다. 이미 써먹은 플롯을 벗어나, 일종의 레트로 괴물 배틀로얄을 벌여도 좋을 것이다.


2천년대 장르 팬들이 주목했던 호러 아이돌 '조델 퍼랜드'의 출연 역시 상징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연출 드루 고다드
각본 드루 고다드, 조스 위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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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멧가비 :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2018) 2018-06-29 15:10:27 #

    ... 레퍼런스로 삼은 것들의 코드를 보기 좋고 자연스럽게 내러티브에 녹여냈던 작품들이 있다. 영화에선 [킬 빌]과 [캐빈 인 더 우즈], [오스틴 파워스] 등이 그러했고 드라마로는 [기묘한 이야기]나 [커뮤니티]가 그런 쪽이다. 이 영화, 얄팍하고 공허하다. 그저 추억을 자극할 소재들을 ... more

덧글

  • IOTA옹 2019/04/15 15:33 #

    저는 별거 아닌 떼낄라! 아저씨가 왜이리 기억에 남는지.
  • 멧가비 2019/04/16 21:59 #

    그 씬 은근히 킬링파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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