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탐구 - 루크는 왜 실패했나 by 멧가비


[깨어난 포스]에서 이미 루크의 타락한 제자를 주인공 중 하나로 내세운 바, 그가 마스터로서 실패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라스트 제다이]에서의 언급을 통해 하나의 논쟁거리가 던져진다. 루크의 실패는 그저 제자가 다크 사이드에 물들었다는 것 자체가 아닌, 영화에서 밝혀진 다른 무언가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왜" 실패했을까.


앞으로 나올 후속작에서 명확히 서술하지 않는 이상은 그가 실패하기 까지의 내막을 자세히 알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실패하기 까지 있었을 조건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수 있겠다.




1. 애초에 루크는 완전한 제다이도 아니었다

이는 프리퀄 삼부작이 다뤘던 시대에 존재했던 이른바 "구공화국 제다이"를 기준으로 잡았을 때의 이야기다. 루크로 말하자면 포스 수련을 시작한 연령도 지나치게 높았을 뿐더러, 다른 제다이들이 영링, 파다완을 거치며 단계적으로 밟아 나갔어야 할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오로지 핵심과 기술에만 치우친 단기 과정 속성코스를 밟아 만들어진 제다이다. 오비완으로부터 영감은 받았으나 직접적으로 사사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스승인 요다와 보낸 시간은 지나치게 짧다. 


구공화국의 표준 제다이 수련생들은 마스터에게 선택되어 파다완이 되면 기초적인 가르침은 물론, 현장 임무를 보조함으로써 실전에서 각종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융통성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제다이 사원, 혹은 임무를 같이 배정받은 다른 문파의 파다완, 제다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포스가 동반된 사회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루크는 제다이가 된 후 말 그대로 유일한 제다이였다. 교류가 있었던 오비완과 요다는 이미 완성된 현자의 반열, 초년생 루크가 본 받을 부분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며 다스 베이더는 반대로 루크에게 있어서 배우기 보다는 구원할 대상이었다. 이후는 독학이었겠지. 선대들이 남긴 서적들이 있었다 하나, 제자이자 조카인 수련생이 타락 직전의 문턱에 서 있을 때의 좋은 처세까지 자세히 기술되어 있었을지는 미지수다.


검정고시 제다이로서의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2. 제다이 혹은 포스라는 개념에 대한 관점의 문제

위 단락과 상통하는 이야기지만, 루크가 접촉했던 포스 유저들은 이미 당시 이미 구도자로서 정점에 오른 오비완과 요다 그리고 시스였던 다스 베이더 뿐. 게다가 그 루크 본인은 타락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제다이를 완성시킨 심지 굵은 인물이다. 그러나 좋은 선수가 늘 좋은 코치일 수는 없듯이, 루크에게 제다이의 길이란 회색의 영역이 없는 이상적인 무언가였을지 모른다.


이는 루크를 발탁한 캐스팅 디렉터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오비완 역시 저지른 적 있는 실책이다. 오비완 또한 과격한 히피 같았던 스승 문하에서 흔들림 없이 표준적인 제다이의 길을 고수한 사람. 반대로 늘 불안했던 첫 제자의 내적 혼란과 기행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어린 파다완이([클론의 습격] 때 쯤 부터) 조금씩 다크사이드에 물드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채 사소한 갈등만을 반복하다가, 결국 어느샌가 완전히 시스의 길로 들어선 제자의 악행을, 그것도 면전이 아닌 보안 카메라를 통해서 먼저 목격하고는, 설득의 여지 없이 파문-처단하고자 싸웠던 것이 루크를 만나기 전의 일이다.


내면이 강한 사람이 타인의 나약함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는 것은 현실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다. 어쩌면 당시 루크에게 있어서 제다이가 되는 것, 포스의 길을 걷는 것이란 "포스를 이해하고 내가 흔들리지 않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다크 사이드에 물든 제자이자 조카를 바라보면서 냉정을 잃고 순간이나마 살의를 드러낸 것은, 그런 극단적인 이상주의에서 비롯된 돌발행동이었던 건 아닐까.





비정기 한 마디

"다시 보고싶다 오렌지캬라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