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시즌2 (2017) by 멧가비


지난 시즌이 [폴터가이스트], [스캐너스], [구니스], [그것] 등 80년대를 상징하는 팝 컬처들에 대한 "춘추 전국"임과 동시에, 고유의 개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였다면 그 후속 시즌에서는 나름대로의 오리지널리티가 강화된다. 비록 여전히 [에일리언], [엑소시스트], [엘리게이터] 등에 플롯을 빚지는 면이 있지만, 적어도 드라마만의 오리지널 이야기 위에 잘 정돈되어 얹혀있기만 한 정도.


시즌2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 호퍼 보안관은 엘을 숨겨 보호하며, 더스틴은 장차 괴물로 자랄 "달타냥"을 감춰 기른다. 엘은 엄마의 봉인된 기억을 더듬어 동료를 찾았으며 윌은 그림자 괴물의 스파이로 이용된다. 꼬마들의 삼각관계는 "매드 맥스가 누구냐"로 시작해서, 맥스에게 비밀을 털어놓은 루카스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슬슬 사춘기에 접어들 소년들의 첫사랑을 섬세하게 다룸으로써 "boy meets girl"의 드라마가 강화되어 이야기가 너무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환기시키는 점이 좋다. 초능력 병기 같았던 그 엘에게도 사춘기가 찾아온다. 초능력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고 폭주하거나, 줏어가 달라고 야옹거려서 데려왔더니 똥오줌싸고 할퀴고 깨무는 고양이처럼 행동한다. 그림자 괴물의 환영에 고통받던 극 초반의 윌은 소년의 몽정기에 대한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


인물들을 다루는 솜씨도 전 시즌보다 좋아졌지만, 뭣보다 80년대 레퍼런스들을 그저 전시하는 데에서 그치는 대신 각 에피소드에 적절히 녹여내는 기술도 좋아졌다. [매드 맥스], [딕 덕], [고스트 버스터즈] 등이 스토리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읽어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칼리가 엘의 초능력 훈련을 돕는 장면에서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찰스와 에릭이 떠올랐는데, 생각해보면 그 원조는 요다와 루크다.


칼리와 펑크족들의 등장은 단지 엘에게 [아키라] 풍 펑크 의상을 입히기 위해서만은 아니길 바란다. 좋은 설정이니 만큼 다음 시즌에서 다시 조금 더 본격적으로 다뤄줄 것을 기대한다.


1보다 재밌는 시즌2 드라마를 본 게 오랜만이다.



그 외

-션 애스틴 캐스팅. 비록 등장 초반부터 사망 복선을 엄청나게 뿌려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 의미가 있는 상징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니스] 농담은 너무 대놓고인데도 흐뭇하게 웃음이 난다.

- 다음 시즌엔 맥스 비중 좀 늘려줘라 망할 놈들아



- '내'가 아니고 '우리'야? 아무리 봐도 너 때문에 죽은 건데...



핑백

  • 멧가비 :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2018) 2018-06-29 15:10:27 #

    ... 것들의 코드를 보기 좋고 자연스럽게 내러티브에 녹여냈던 작품들이 있다. 영화에선 [킬 빌]과 [캐빈 인 더 우즈], [오스틴 파워스] 등이 그러했고 드라마로는 [기묘한 이야기]나 [커뮤니티]가 그런 쪽이다. 이 영화, 얄팍하고 공허하다. 그저 추억을 자극할 소재들을 국자로 퍼서 때려부었을 뿐이다. 수학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 나오던 ... more



비정기 한 마디

"다시 보고싶다 오렌지캬라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