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기프티드 101 ~ 110 by 멧가비


폭스의 영화 시리즈와 설정상으로는 같은 세계관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작품을 보면 사실상 별개의 이야기. 이미 영화 시리즈 자체가 꼬일대로 꼬여서 세계관의 일관성이라는 건 무의미해진지 오래기 때문에 감상하는 데에 전혀 신경 쓸 이유가 없다.


언급에 의하면 엑스맨과 브라더후드가 사라진 이후라고 한다. 이는 뮤턴트 집단들을 어떤 식으로든 대변할 집단의 호소력이 없음을 의미한다. 덕분에 드라마 속 뮤턴트들은 일종의 "2등 시민"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스트러커 남매가 과자 자판기를 터는 장면은 사소하지만 상징적이다. 영화 시리즈보다 현실적으로 재구성된 드라마에서, 뮤턴트의 존재라는 건 여지껏 인간들이 사고해 온 패러다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뮤턴트들과 공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룰과 사회 안전 시설이 필요한데, 그것을 설계하고 확보하기 까지의 과정은 언뜻 생각해도 사이즈가 나오질 않는다.


게다가 말이 뮤턴트지 특성도 제각각이다. 뮤턴트라 함은 일종의 감기 바이러스 같은 존재다. 일시적으로 "현상"을 다스리는 차선책만 존재할 뿐, 예방이나 직접적인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드라마는 뮤턴트를 대하는 호모 사피엔스들의 모순에 대해 섬세하게 묘사한다. 작중 7.15 사태는 코믹스의 [시빌 워] 이벤트를 벤치마킹한 것일텐데, 사태의 모든 책임을 그저 뮤턴트 전체엑 돌리는 것으로 탄압이 시작된다. 이유는 굳이 언급되지 않아도 좋다. 그것이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모든 아랍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현실의 아메리칸 파시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인간측이 너무 전형적인 악질 파시스트들로만 구성되고 양측에 균형이 없는 점은 아쉽다. 터너 요원이 조금씩 중간 영역으로 옮기는 듯한 낌새가 있어 기대해 본다.


비슷한 테마를 다루려 했으나 시행착오로 사라져 간 많은 초능력 드라마들이 낳은 산물이기도 하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히어로즈], [노 오디너리 패밀리], [투머로우 피플] 등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히어로즈]를 삽질 안 하고 잘 만들었으면 이같은 드라마가 됐을 거란 생각이 강하게 든다. 뿐만 아니라 작품별로 들쭉날쭉하고 설정에 무수히 많은 구멍을 만든 영화 시리즈보다도 좋은 점이 많다. 화려한 액션은 없지만 초능력을 응용하는 방식의 정교함이나 "인간 세상의 뮤턴트"라는 텍스트를 다루는 섬세함 등이 그러하다.


위치 추적, 드론, 안면 인식 등 현대 테크놀러지가 스토리에 기능하는 바가 크다. 2천 10년대의 뮤턴트들은 어쩌면 냉전시대보다도 더 살기 힘들어졌다.


출연 여배우들의 면면이 좋다. 특히나 엘리나 새틴은 [스몰빌]에서 처음 봤을 때 부터 반했는데, 여전히 아름다워서 감탄하며 보고 있었는데 하필 그렇게 됐다. 이번 시즌 남은 분량에는 더 나올 것 같지 않고, 다음 시즌에 모종의 이유로 부활하지 않을까. 해야 하는데.



핑백

  • 멧가비 : 마블's 런어웨이즈 101 ~ 104 2018-01-10 14:49:43 #

    ... 라고는 거의 맛만 보는 분위기. 드라마의 지향점이 단순히 '초능력 배틀물'에 머물지 않을 거라는 의지로 봐도 무방하겠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시작으로, 현재는 [더 기프티드]도 일부 같은 노선. 이후에는 [클록 앤 대거]로 이어진다. 마블은 틴에이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마블판 [조찬 클럽]입니다, 하고 선언하는 듯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