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맨 맥스 ウルトラマンマックス (2005) by 멧가비


울트라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1회 완결 구조의 옴니버스 형식을 채용한다. 토에이 특촬처럼 메인 작가를 중심으로 놓기보다는 여러 각본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작품에서 병렬식으로 소화하는 쪽을 선호하는 츠부라야만의 기획 특징이기도 한데, 덕분에 각본가의 개성에 따라 유별난 에피소드들도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닥터 후]에 비유하자면 러셀 데이비드 체제에서의 스티븐 모팻의 에피소드들 처럼, 짓소지 아키오가 쓴 단편 등 작품 전체의 인상을 결정하거나 질을 높이는 특출난 에피소드들도 거의 매 시리즈마다 존재한다.


본작은 그런 들쭉날쭉한 구성을 극한으로 밀어부치는 기획의 산물이다. 덕분에 역대 시리즈 중에서 가장 버라이어티한 구성. 매회가 평행우주라 할 정도로 느슨한 세계관에, 초대 [울트라맨]의 두 주역인 쿠로베 스스무와 사쿠라이 히로코 등을 전격적으로 캐스팅하는 등 이보다 더 확실한 승부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 재정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되는대로 때려넣는데 그게 먹히는 거다. 


재주 놓은 놈은 자면서 코를 파도 왕건이를 파낸다 했던가. [넥서스]가 기존 울트라 시리즈에 대한 어두운 팬픽이라면 이쪽은 정석적으로 기분좋은 팬픽이라 할 수 있겠다. 바로 전작에서 어둠을 다 쏟아내어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가 유지되고 등장인물들 모두 모 난 구석 없이 유쾌하다. 절박함을 재치와 친근함으로 승화시키는 위기대처 능력과 여유가 작품 곳곳에 배어있어 정감 간다.


잠을 재우는 외계 고양이 편은 장수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한 꼭지를 보는 기분도 들고, [울트라 Q]를 셀프 오마주하는 메타 픽션 에피소드는 잔잔하게 감동. 그런가하면 작중 세계관 안에 아예 [울트라맨 맥스]가 뻔뻔하게 존재하기도 한다. [울트라맨 티가]에서 츠부라야 에이지가 언급되는 등 이미 4차원의 벽을 넘는 시도는 종종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맥스 안의 맥스라니. 너무 뻔뻔해서 오히려 인정하게 된다.


주역 울트라맨인 '맥스'마저 본편으로만 치자면 최초의 슬랩스틱 울트라맨이다. 앞서 TV 본편 외에서 출현했던 [울트라맨 제아스]나 [울트라맨 나이스]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울트라맨이라는 거인 캐릭터에게 신비주의나 엄숙함만이 적용되던 시대의 확실한 종말이기도 하다.


서브 울트라맨의 등장이나 울트라맨의 파워업 등 부수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방위대와 인간 측 드라마에만 집중한 점도 좋다. 하지만 역시나 이 회사는 완구 팔아먹을 생각은 전혀 없구나,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