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맨 긴가 ウルトラマンギンガ (2013) by 멧가비


'하이 컨셉'을 표방한 전작들이 이미 낌새를 드러냈지만, 본작에 이르러서는 츠부라야 프로덕션의 사운이 기울어가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본작의 2기 격인 [울트라맨 긴가S]라고 해도 화려했던 '헤이세이 3부작'에 비하면 거의 로컬 히어로 수준으로 물리적 완성도가 뚝 떨어진다. 방위대 기지는 떨렁 사무실 한 동, 등장 인물도 대폭 감축에 방위대의 장비라고는 공중 유닛 같은 것은 고유가 시대의 사치라는 듯이 소형 승용차 한대로 모든 임무에 출동한다. 물론 [울트라맨 네오스]에 비교하면 블록버스터로 보인다는 아이러니함이.


설정상 최강이든 뭐든 사건의 스케일은 폐교 앞마당과 뒷동산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 그 눈물나도록 짜치는 스케일과 더불어 주인공이 괴수로 변신하질 않나 피규어랑 만담을 나누는 슈르한 테이스트로 컬트 팬을 형성한다. 그런 빈약한 피지컬로 오소독스한 구성만을 고집했더라면 오히려 결과는 나빴을 것이다. [울트라맨 네오스]가 선례를 남긴 바 있다.


그러나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듯, TV판 본편 최초로 방위대 설정을 버리고 독특한 캐릭터 구성에 주술적인 분위기까지 더한다. 그 중 일부는 [울트라맨 오브]가 이룩한 시리즈 회춘의 초석이 되기도 한다.


2기인 [울트라맨 긴가S]로 넘어가면 예산 면에서 숨통이 트이는지 볼만한 그림이 많아진다. 주인공 라이도 히카루의 고교 친구들을 퇴장 시키는 대신 방위대 설정을 되돌리는 등 상대적으로 평범한 구성을 취하지만, 특촬 베테랑 '사카모토 코이치'를 총감독으로 불러들여 맨몸 액션 시퀀스의 퀄리티를 높인다. 또한 [울트라 세븐]을 철저히 벤치마킹한 악역 캐릭터 구성으로 쇼와 시대의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노력에도 충실하다.


본작의 서브 울트라맨인 '쇼우', 전향한 악당 포지션인 '원 제로' 등 개성있는 조연들이 새로이 포진되어 주역의 심심함을 커버한다. 특히 '쇼우', 울트라맨 빅토리의 존재는 시리즈 사상 최초로 완벽한 버디무비 형식을 선보인 장본인이라는 의의를 가진다. [울트라맨 에이스]에서 일찌기 시도했으나 처참히 실패했던 파격적인 설정을 일부 되살려 심폐소생 시킨 셈이다.


뿐만 아니라 선배 울트라맨들의 힘을 갈취하는 아이템, 2인의 퓨전이라는 설정 등은 [울트라맨 X]를 거쳐 울트라 시리즈 재도약의 상징인 [울트라맨 오브]로 계승되는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2인 퓨전 1인 히어로 컨셉은 동 시리즈 내에서는 위에 언급한 [울트라맨 에이스], 혹은 토에이의 [초인 바롬 원]에서 그 모티브적 원형을 찾을 수 있다. 물론 느슨하게 생각하면 초대 [울트라맨]부터가 빛의 거인과 인간의 퓨전이라는 컨셉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