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Duel (1971) by 멧가비


소형 세단과 탱크로리 트레일러가 달리는 영화. 쫓기는 자와 쫓는 자라는, 거의 트리트먼트만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싶을 정도로 내가 아는 스릴러 영화 중 가장 단순한 구조의 플롯. 스티븐 스필버그가 단편과 TV 시리즈에서 벗어나 본격 장편 영화 연출을 시작한 본작은, 우주적 동심이나 가족주의로 각인된 그가 사실은 [죠스] 이전의 써스펜스로 경력을 펼치기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기록이다.


영화 속 정체불명의 트럭은 인간의 강박관념, 스트레스와도 같다. 이유도 모르고, 나를 어떤 형태로 해칠지도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그것이 나를 추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끝없는 압박감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말이다.


인생의 긴 일부를 쫓기는 기분으로 산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러티브와 이미지가 아닌, 그 쫓김의 이미지만으로 충분히 전율을 느끼게 만드는 연출의 기교가 핵심인 영화이기도 하다. 카 체이스 액션 같은 다분히 물리적인 장르에서도 중요한 것은 시각적 화려함이 아니라 그 이전에 정서가 선행 담보되어야 함을, 거장은 이미 그의 초기작으로 증명한다.





연출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리처드 매드슨


덧글

  • 예르마크 2018/01/09 01:05 #

    옛적에 TV에서 여러번 방영했었는데 정말 괴상한 영화였습니다.

    좀 무섭기도 하고 결말은 통쾌하면서도 그 다음 찾아오는 석양노을 속의 허전함...
  • 멧가비 2018/01/09 01:11 #

    아 그 결말 정말 기분 묘하죠
  • 은이 2018/01/09 09:17 #

    엇 이거.. 어릴적 본 영화중 드물게 기억에 남아 있는 영화로군요.
    문답무용으로 쫓아오던 그 느낌이 기억에 강하게 남은 듯...
    낡은 트럭에 가득한 번호판과 너무 벌려 놓고 에라이 모르겠다하고 정리해 버린 듯한 마무리가 인상적(?)인...
  • 멧가비 2018/01/10 12:53 #

    플롯을 생각하면 그 이상의 결말도 없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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