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존스 시즌2 (2018) by 멧가비


시즌1이 심리적 압박감을 죄여오는 연출에, 신경쇠약 증상처럼 바싹바싹 말라가는 제시카의 모습을 따라가는 식으로 감상하게 만들어져 있었다면, 2는 반대로 물리적이다.


킬그레이브의 정신계열 초능력은 드라마를 사이코 스릴러 장르로 만드는 무언가였던데에 반해, 시즌2 끝판왕 앨리사는 무소불위의 완력을 자랑하는, 다시 말하지만 정반대로 완벽히 물리적인 초능력의 악당. 이야기의 진행도 제시카의 머릿속 보다는 외부의 현실에서 주로 벌어지는 식인데, 그 끝판왕과의 관계 때문에라도 이야기는 정말 현실로 귀환한다.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던 제시카는 시즌1에서 좋은 동료들의 도움을 통해 심리의 불안함을 극복해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디펜더스]를 거쳐 조금은 성장한 제시카가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하는 이야기. 1과는 다른 의미로 기 빨리는 이야기다. 신경쇠약 대신,분노조절장애와 고독감이 깊게 배어있다.


이야기에 물리성이 더해지고 현실의 일이 다뤄짐으로써, 지난 시즌에서는 다소 부족했던 '탐정 드라마'로서의 장르적인 뉘앙스도 뚜렷해진다. 킬그레이브는 그 쪽에서 제시카를 찾아왔지만 앨리사는 제시카가 찾아낸 사람이기도 하니까. 어떤 순간은 제시카가 마치 21세기 뉴욕의 필립 말로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른 쪽으로의 현실감은, 욕망으로 빽빽한 대도시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의 지난함에 대한 묘사다. 드라마에는 성적으로 착취하는 권력자, 집요한 파파라치들이 등장한다. 근육질의 남자들은 여자한테 몇 대 맞은 자존심에 선을 넘는다. 또한 메타휴먼에 대한 혐오도 지난 시즌에 이어 날카롭게 풍자된다. 제시카는 여자이지만 또한 메타휴먼이기도 하다.


클레어 템플이 등장하지 않는다. [퍼니셔] 때부터지만 그 쪽은 '디펜더스' 카테고리에는 애매하게 들어가지 않으니 논외인가 했는데 여기도 등장이 없다는 건, 이제 더 이상 양식미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어쩌면 [디펜더스] 드라마의 혹평과 무관하지 않을 것도 같고, 굳이 영화 쪽처럼 "모인다"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각 타이틀 끼리 각자 노선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8/04/27 15:13 #

    전개가 냉정하면서 약간 블랙코미디섞인 게 좋았어요. 저는 브레이킹배드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 멧가비 2018/04/28 12:08 #

    브배는 제가 안 봐서 궁금하네요. 어떤 부분에서 연상되는 건가요.
  • 로그온티어 2018/04/28 12:32 #

    좀 진지한 블랙코미디인데, 감정적 시한폭탄을 여기저기 뿌려놨다가 한꺼번에 터뜨리는 방식으로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다른 매력도 충분하지만, 그 부분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캐릭터들에게 냉담한 느낌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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