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년 재감상 - 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 Jurassic Park (1997) by 멧가비


첨단 과학이 되살려낸 야만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전작이었다면, 그 후속작은 어쩌면 야만과 야만의 대결이다. 전기 담장 없이 B구역에서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이어가던 공룡들을 잔인하게 포획하는 세력의 등장이 그러하다. 이 부분은 마치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납치해 노예로 수집하던 백인 자본가들을 연상케 한다.


결국 배에 실려오던 티라노 사우러스는 선원들을 전멸시키고 샌디에고 거리를 피로 물들인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킹콩]에 대한 오마주이지만 티 렉스가 풀려난 이후부터는 [언체인드 쟝고]의 우화 버전이기도 하다.


전작과 달리 이 영화의 배경은 통제 시설이 미비한 외딴 섬. 그러나 발전한 기술은 오히려 더 이 영화의 무대를 공원의 어트랙션에 가깝게 만들어 놓는다. 다양해진 공룡 개체들과 한층 자연스러워진 CG와 실물의 상호작용. 박치기 공룡이 지프를 들이받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탄성을 질렀던 기억이 있다.


이 영화 쯤 되면 애니매트로닉스와 CG가 거의 구분되지 않는 경지에 이르는데, 고전 괴수물 팬으로서는 오히려 이 점이 아 쉽다. 전작에서 아파 누워있던 트리케라톱스나 관람차 유리에 콧김을 뿜던 티 렉스 대가리처럼, 얼핏 봐도 로봇인 걸 알겠는 장면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로봇 공룡 멋지잖아.


전작과 이 영화의 영향으로 "실재감"의 쾌감이 무시되고 얄팍한 CG가 모든 걸 대체해버리는 시절이 영화, 드라마 쪽에서 꽤 오래 가게 된다. 특히 2천년대의 SF, 판타지 장르 저자본 매체들의 경우가 그러하다. 앞선 기술이 세상을 크게 바꿀 것 같지만 그 중에는 악영향도 있는 법. 두 영화는 영화 속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현실 세상에도 좋은 영향만을 끼친 건 아니었다.







연출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데이빗 코엡
원작 마이클 크라이튼 (The Lost World,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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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작 [쥬라기 월드]가 [쥬라기 공원]과 같은 구조로 이야기를 진행했듯, 이번 영화 역시 [잃어버린 세계]의 플롯을 답습하며 시작한다. 아니 그런 듯 했다. 일부 장면들은 오마주를 넘어 거의 그대로 베끼다시피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영화 이전까지 주역이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