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10주년 재감상 - 토르 다크 월드 Thor: The Dark World (2013) by 멧가비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인피니티 워]로 향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있다는 것이다. 에테르와 접촉한 제인 포스터를 아스가르드로 데려간 일이 말레키스의 침공을 부르고, 프리가의 사망은 오딘을 쇠약하게 만들어 아스가르드의 멸망이라는 최악의 결과 까지 연결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타노스의 빈 집 털이. 우주 스케일의 나비효과다.


그런가 하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존재하기 전 까지, MCU 최고의 코미디 영화이기도 하다. 옷걸이에 망치 거는 걸로 웃길 수 있는 영화가 이 거 말고 또 어딨겠어. 한 편으로는 클라이막스 전투에서 까지 진지하지 못 하고 개그만 연발하냐는 혹평이 있었지만, 난 그게 오히려 전성기 성룡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해서 맘에 든다. 예산이든 공간적 배경이든 이래 저래 제약이 걸려 천둥신의 진정한 힘을 맘껏 펼칠 수 없는 싸움이라면, 동네 팔푼이들 싸움 처럼 웃기기라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애초에 토르가 무게감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 적도 없고.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와는 달리 토르의 삼부작은 작품들의 톤이라든가 스토리의 일관성 면에서 들쭉날쭉한 것이 사실이다. 이 영화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암시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이후까지 이어지질 못한다. 예를 들자면 토르를 사이에 둔 제인과 시프의 삼각관계가 그렇다. 여기서의 제인과 토르는 마치 전 우주를 감동시킬 세기의 사랑이라도 하는 듯 굴더니, 갑자기 정색하듯 바빠서 헤어졌다고, 느닷없이 현실 연애처럼 상쾌하지 않게 마무리 된다. 시발 지구인이랑 살겠다고 왕좌 까지 포기했는데! 게다가 시프는 후속작에서 아예 존재 자체가 소멸된 듯 하다.


영화 자체와는 상관 없는 얘기지만, 후비안들을 설레게 만든 첫 번째 MCU 영화였을 것이다. 그랬는데 정작 [IT 크라우드] 팬들만 흥했다.


마지막 하나, 삼부작 중에서 미술은 가장 뛰어나다.







연출 앨런 테일러
각본 돈 페인, 로버트 로댓, 스티븐 맥필리, 크리스토퍼 마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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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8/06/15 12:37 #

    근데 지구인이랑 헤어지자 [라그나로크]에서 국민운운하며 왕좌로 다시 돌아왔...
    생각해보니 토르 양아치네.
  • 멧가비 2018/06/15 13:52 #

    그래서 토니 스타크가 붙여준 별명이 "장발 양아치"
  • 잠본이 2018/06/17 00:44 #

    https://screenrant.com/avengers-infinity-war-jane-foster-stone/
    그래서 반 농담으로 제인 아니었으면 인피니티워 안일어났을 거라는 드립을 치는 놈들도 있죠(...)
    포트만씨 불쌍해서 어쩔
  • 멧가비 2018/06/17 01:03 #

    굳이 책임 소재를 따지자면 토르를 하계에 내려보내서 제인을 만나게 만든 오딘 탓이고, 까불다가 추방당한 토르 자신의 탓 까지도 갈 수 있을 거예요.
  • lelelelele 2018/06/30 00:12 #

    근데 이거 정말 페티 젠킨스가 만들었으면, 진짜 기존 알려진대로 로미오와 줄리엣 풍으로 가려고 했었을까요? 만약 케네스브레너나 페티젠킨스가 남아서 라그나로크까지 만들었으면 또 어떻게 방향성이 달라졌을지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구요.
  • 멧가비 2018/06/30 08:58 #

    젠킨스가 연출했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건 원더우먼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짐작 가능하죠. 내용이야 각본에 따라 달랐겠지만 적어도 분위기는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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