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록 앤 대거 101, 102 by 멧가비


[런어웨이즈]에 이어, 또 한 번 십대들의 방황을 다루는 마블 드라마. 비교적 마이너한 캐릭터들을 실사 데뷔시킴에 있어서 오소독스한 플롯 대신 동떨어진 듯한 서브 장르를 표방하는 건 영리한 선택이다. [런어웨이즈] 주인공들이 부잣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부모의 악행을 좌시하지 않는, 일종의 슈퍼히어로적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는 아이들이라면, 이쪽의 두 주인공은 아직 십대에 이미 인생 쓴 맛 들을 일찍 봐서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어 보인다.


아직도 하이드라와 지지고 볶고 하는 MCU 첫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쉴드]와는 달리 이젠 시네마틱 세계관과 같은 세상이 맞는지 따지는 게 의미없을 정도로 공기 자체가 다르다. 질풍노도 아이들한테 우주인 침공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간 MCU 영화며 드라마며에서 계속 존재감을 드러낸 괴기업 '록슨'이 본격적인 흑막으로 등장하는 듯 하지만, MCU 아니더라도 록슨 나올 수 있는 거잖아.




검은 오오라를 발산하는 아프리카계 소년과 발광(發光)하는 백인 소녀. 코믹스에서 이 둘이 데뷔한 게 80년대 초반이니, 지금이었으면 인종차별 소리 듣기 딱 좋은 설정이다. 요새 PCness에 한창 빠져있는 마블이지만 시그니처 설정을 건드릴 순 없으니, 대신 소년은 부잣집 아들내미로, 소녀는 몰락한 white trash 가정의 외동딸로 적당히 설정을 뒤바꾸긴 했더라.




'클록' 타이론은 아직 적당한 클록을 얻지 못했고 '대거' 탠디는 대거를 자의적으로 뽑아내지 못한다. 10부작 드라마인데 2회에 아직 초능력에 제대로 각성하질 못했다. 마블 실사 작품들은 이제 조급해하지 않는다. 보는 내가 조급할 뿐.


분위기가 좋아 기대는 되지만 약간 미묘한 게 사실. 확실한 악당 포지션의 인물이 아직 없다. 설마 진짜로 슈퍼히어로 장르 아예 싹 배제하고 초능력 있는 아이들의 그냥 성장담, 로맨스로만 가려는 건 아니겠지.












비정기 한 마디

"다시 보고싶다 오렌지캬라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