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콜린우드 Welcome To Collinwood (2002) by 멧가비


하이스트 영화라면 흔히 폼나게 차려 입은 사기꾼과 도둑들이, 그래봤자 범죄자인 주제에 쿨한 척 시크한 척 다 하는 장르. 내가 해당 장르에 가진 인식은 대충 그렇다. 하지만 여기, 너무나도 형편 없어서 되려 저 범죄를 응원하게 되는 소시민적 하이스트 영화 도둑들이 있다.



하이스트 영화는 으레 멤버들이 모이고, 그들이 절도를 해야만 하는 동기가 제시되며, 절도를 위한 계획이 브리핑 되는 과정이 제시된다. 이 지점에서 이 영화의 개성이 묻어 나온다. 불확실한 껀수에, 껀수를 물어 온 주모자 대신 엉뚱한 꼽사리들이 모이는데 이게 하나같이 오합지졸들인 거지. 영화가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 않아도 저 계획이 멀쩡히 성공하지 않을 것을 알게 된다. 대체 정말 진지하게 금고를 털 마음이 있기나 한 건지, 금고는 빌미고 그냥 못난이들끼리 모여서 신세 한탄이나 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루소 형제가 드물게 각본 까지 담당한 영화. 루소 형제는 장르의 모범적인 틀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 발상을 깨고 방향을 틀어버리거나, 반대로 엉뚱한 지점에서 전혀 엉뚱한 장르를 흉내내는 기교를 시트콤 [커뮤니티] 주요 몇몇 에피소드에서 선 보인 바 있다. 날쌘 프로페셔널들의 기막힌 재주를 구경하는 하이스트 영화. 대성하기엔 한 구석 씩 모자란 사람들의 소동극 적 루저 코미디. 이 이질적인 두 장르를 결합해, 한심하지만 딱하고 웃기면서 짠해 귀여운 실패담을 만들어낸 건, 루소 형제가 각각의 장르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저게 성공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말이 되는 영화다.






연출 앤서니 루소, 조 루소
각본 앤서니 루소, 조 루소



비정기 한 마디

"다시 보고싶다 오렌지캬라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