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2012) by 멧가비


9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 감독 중 하나로 팀 버튼을 꼽는 데에 이견을 제시할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90년대와 함께 버튼의 전성기도 막을 내리는데, 비평적으로 실패작만 줄 세우던 버튼이 2010년대에 와서 문득 리메이크작을 들고 나온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그것도 장편 영화 데뷔 직전에 만들었던, 일종의 실험에 가까웠던 그 문제적 중편을 말이다.


월트 디즈니 산하, 적은 예산의 중편으로는 다 이루지 못했던 원작의 비전을, 전성기는 훌쩍 지난 거장이 느긋하게 그리고 아낌 없이 모두 쏟아 붓고 있는 영화다. 전성기의 재기 넘치는 기운이 여전하다고는 말 할 수 없겠으나, 전성기처럼 즐거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작이 제임스 웨일의 1931년작에 대한 귀여운 오마주였다면, 이 리메이크는 오마주 대상의 후속작인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까지 품으려는 야심을 보인다. 검은 푸들 페르세포네를 통해 엘사 랜체스터(Elsa Lanchester)의 이미지 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것부터가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버튼 전성기 작품들의 이미지가 총동원 된다. 화면 곳곳에 박쥐가 등장함은 물론이요, 버튼의 그림책 에피소드 중 하나인 "노려보는 소녀"의 이미지도 재활용된다. 뭣보다, 위노나 라이더가 참여한 아주 오랜만의 팀 버튼 영화가 아닌가. 마치 노장 감독이 자신의 황금기에 스스로 바치는 헌정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버튼의 취향 나열도 볼거리.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드라큘라 백작, 미이라, 늑대 인간, 해양괴물 등의 "유니버설 몬스터"들은 물론이요, 그렘린, 가메라 등도 총출동 하고 있다. 보리스 칼로프를 똑 빼닮은 소년이 "콜로서스여 일어나라" 하며 외치는 부분에서 어떻게 웃지 않을 수가 있나.


버튼 영감님이 말년이 되시더니 영화에서 다소의 훈계조가 느껴지는 것은 오랜 팬에게는 미묘한 기분이다. 아이들이 창조한 괴물도 창조한 아이들의 당초 의도에 따라 그 성향이 나뉘는 등, 과학의 윤리중립성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그런 거 됐으니까 예전처럼 정신 나간 영화 몇 개 더 만들어 줘요 할배.







연출 각본 원안 팀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