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플레이스 A Quiet Place (2018) by 멧가비


한 가지 강렬한 규칙으로 굴러가는 작품들이 있다. 80년대 강시 영화, 드라마는 '숨 쉬지 말라'고 했고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잠들지 말라'고 했다. 후비안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닥터 후] 에피소드 'Blink'에서는 역시 눈 깜빡이지 말라고, 닥터가 직접 화면 밖 시청자들한테 당부하기도 한다. 이런 장르의 작품들을 볼 때의 적합한 감상 태도라면 세세한 설정의 합리성보다는 영화가 이야기하는 바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다. 그게 영화와 관객 사이에 존재하는 암묵적인 게임의 규칙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영화 쪽에서도 관객이 사소한 것들 때문에 몰입을 방해받지 않도록,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논리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소리를 내면 즉사나 다름 없는 룰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그 룰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자식을 대열의 끝에서 무방비로 따라오게 하는 한심한 부모의 존재가 영화 서두에서 소개된다. 그들이 주인공이랜다. 시작부터 영화의 전개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이미 어처구니 없는 방심 때문에 아이 하나를 잃었음에도 굳이 또 임신을 하는 대책없음이라니. 아무리 씨발 6.25 피난길에도 아이가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건 아니다. 이리저리 물자를 구하러 다니면서 콘돔 몇 개 챙길 생각은 아무도 안 했다는 거냐. 아니 씨바, 세상이 그렇게 아사리판이 됐는데 굳이 소리도 맘대로 못 내는 섹스를 하고 싶더냐.


앞을 못 보고 소리에만 반응해 모여드는 괴물. 즉 반대로 말 하면, 소리만 통제할 수 있으면 원하는 장소로 불러낼 수 있는 괴물 때문에 문명사회가 붕괴 됐다는 소리다. 어찌보면 영화 속 저 부부만이 아니라, 그냥 저 영화의 세계관 자체가 그런 거다. [이디오크러시]의 정신적 후속작인가 하는 생각 마저 든다.


결론은 멍청이들의 세상에서 유일하게 괴물의 파훼법을 찾아낸 꼬마의 이야기다. 즉, 또 다른 존 코너 비긴즈인 셈이지. 후속작이 나온다면 저 괴물들의 모성에서 타임머신을 보내, 그 멍청한 부모의 섹스를 막으려 할지도 모르겠다.






연출 각본 존 크래신스키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0/13 20:39 #

    저 영화를 호평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으니
    그 멍청한 행성은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이라는 게
  • 멧가비 2018/10/13 23:09 #

    날카롭습니다!
  • nenga 2018/10/14 01:48 #

    콘돔해도 피임에 실패할 수 있으니까요.
    달리 할 것도 별로 없고...
  • 멧가비 2018/10/15 11:45 #

    할 거 없으니 애나 만들자는 시점에서 이미 생존게임 실격이죠ㅎㅎㅎ
  • 뇌빠는사람 2018/10/15 11:59 #

    여자애가 이계인(애술) 닮은 게 가장 기억에 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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