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셉티드 Accepted (2006) by 멧가비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낙오자가 될 위기에 처한 주인공은, 기어이 가짜로 대학을 만들어내고 결국엔 교육위원회의 감정에 통과해, 대학 신입생 쯤의 나이에 학장이 되고 만다는 다분히 판타지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씁쓸한 건 이것이 판타지여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영화는, 결국 배움이라는 것이 진실하게 어떠한 가치를 품는지, 어떻게 배우는 것이 진정 배우는 것인지에 대해 호소하기 위해 판타지를 끌어 들인 것이다.


일상으로 예컨대, 한창 뇌가 싱싱할 학생 때는 그렇게 머리에 안 들어오던 것들이 십 수년이 흐른 두에 우연히 관심을 갖게 되자 자연스럽게 익혀지더라는 성인들만의 묘한 경험이라는 게 있다. 밥도 맛있게 먹어야 소화가 잘 되고 노래도 진정성을 담아야 감동을 준다. 배운다는 것의 의미도 사실은 그러한 연장선상에 있어야 할 것이다.


배움이라는 건 배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대신, 사람의 쓰임새를 "증명"하고 무언가 보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왜곡되어 이미 문명 세계를 유지시키는 시스템 중 하나로 너무 깊게 뿌리내려있다. 영화는 배움을 행하는 장소의 간판에 격차를 설정하고 어느 간판 아래 있느냐에 따라서 배움의 가치에 우열을 매기는 세상을 뒤집을 순 없지만, 솔직히 그거 너무 구리지 않느냐, 며 구린 건 구리다고 해학을 담아 솔직히 이야기하고 있다.
 

이 영화의 진정성이 거기에 있다.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따분하게 설교하는 대신, 접근성 좋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 말이다. 영화가 너무 즐겁고 유쾌해서 한 편으로 더 쓰라리다.






연출 스티브 핑크
각본 빌 콜리지, 애덤 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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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하다면 기묘한 우연인데,

나는 이 영화의 분위기가 드라마 [커뮤니티]와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커뮤니티] 시즌2 에피소드 9화의 '가짜 수업' 해프닝과 특히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 이 영화에서 만들어진 가짜 학교는 '하몬 유니버시티'이고 [커뮤니티]의 제작자 이름은 '댄 하몬'이다.


덧글

  • 스탠 마쉬 2018/10/14 16:09 #

    대학이 잔디깔고 광장만들자고 그 학교 부지를 없애려는것도 하나의 블랙코미디죠 ㅋ
  • 멧가비 2018/10/15 11:43 #

    실제 사례인가요ㄷㄷ
  • 스탠 마쉬 2018/10/15 15:28 #

    아니, 그 영화에서 근처 대학이 이 유령대학 밀려고 하는 이유가 그거잖아요 ㅋ
  • 멧가비 2018/10/15 21:03 #

    아참 그랬었죠. 예전에 써 둔 리뷰라 정작 내용은 잊고 있었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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