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お早よう (1959) by 멧가비


인삿말 '오하요(お早よう)'. 이 간결하면서도 일상적인 인사는 이웃, 즉 타자와의 관계를 시작하는 신호탄이자 어제로부터 이어져 오는 관계의 연속성을, "오늘도 우리는 어제와 같은 관계이지요" 하며 확인-점검하는 의식이다.


영화는 가지런히 놓인 이웃집들을 배경으로 삼으며, 이야기는 가가호호를 넘나들며 말에서 말로 넘어가는 이웃들의 일상이다. 영화 속 이웃들은 아침에 오하요 인삿말을 교환하고 점심에 뒤에서 수근거리며 저녁밥 차릴 무렵에 화해한다. 이웃이라는 형태로 표현되는 타자와의 관계는 결국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것이다.


이웃이라는 타인의 공간, 그 사이의 벽이 보이지 않는 듯 넘나드는 "아이들"이라는 존재가 있다.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되는 저 우주 안에 속해있지만, 그 안에서도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만의 소우주가 따로 있다. 아이들은 티비를 보려고 이웃의 집에 인사도 없이 드나들며 티비를 갖기 위해 묵언 투쟁을 벌이기도 한다. 가히 우주의 파괴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른들의 양식적인 세계관이라는 것은 아이들의 순수한 욕망 앞에서 무력하다.


그러나 영화가 아이들의 돌발행동을 통해 어른들의 세상을 비판하거나 전복하려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나는 어른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대로, 욕망과 충동이 전부인 아이들의 세계는 아이들의 세계대로 저 작은 우주 안에 콩콩 부딪히며 공존한다. 너무나 오즈스러운 방식으로 이웃 가가호호의 공간-세계관을 관조하며 그것들을 '오하요'라는 한 마디로 함축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엔 결혼 적령기의 두 남녀가 이웃이라는 공간을 벗어난 곳에서 새삼 마주친다. 그리고 약속한 듯이 오하요 인사를 건넨다. 인사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니까.






연출 각본 오즈 야스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