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탈출 Escape From L.A. (1996) by 멧가비


뉴욕 편에 이은 갑빠 대장 스네이크의 나성 유람기. 이것은 단지 두 대도시를 무대로 했다는 설명 외에 의미심장한 무언가의 형식적 연결성을 갖는다.


일찌기 54년에 도쿄에 나타나 깽판을 친 고지라는 바로 그 이듬해에 오사카 성(大阪城)을 찢는다. 게임으로 말할 것 같으면 GTA 시리즈는 뉴욕과 L.A.를 계속해서 번갈아 무대로 삼고 있다. 한국에도 있다.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과 [부산행]이 형제 영화질 않겠는가. 제 1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으면 그 다음은 제 2도시에도 쑥 농사를 짓는 미덕! 이라는 어떠한 양식미 같은 것이 창작자들 사이에 모종의 집단적 무의식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물론 재미로 해 보는 확대해석이다. 아무튼, 각설하고.


전작과의 차이점이라면 "지역색"이 강하게 묻어나온다는 점이다. 전작에서는 자유의 여신상 머리통이 저잣거리에 뒹굴거리던 포스터로 사람들을 낚아 실망을 이만저만 안겨준 게 아니었지만, 이 영화는 씬 곳곳이 "여기가 바로 나성입니다" 하는 장치들로 즐비하다. 그 유명한 LA의 교통지옥을 풍자한 장면은 물론이거니와, 불 타는 헐리우드 사인이며, 스네이크는 숫제 서핑까지 즐기는 게 아니겠나.


일단은 간단한 비즈니스의 논리다. 패턴을 그대로 반복하면서도 신제품으로 팔아먹으려면 포장지라도 바꿔야 하는 법. 이 경우에 그것이 지역색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치부할 정도의 얄팍한 도색작업만은 아니다. 전작에서 워터게이트 사건, 오일 쇼크 등 미국 전체의 문제를 레퍼런스로 삼았다면, 본작에서는 영화가 개봉하기 바로 몇 해 전 현실에서 벌어졌던 'LA 폭동'을 떠올리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시에 정말 좋아했던 커트 러셀과 스티브 부세미라는 두 배우가 한 화면 안에 잡히는 것만으로도 초현실적으로 감동 받았던 기억이 있다.






연출 존 카펜터
각본 존 카펜터, 커트 러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