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즈 Zardoz (1973) by 멧가비


종교 풍자가 기본 골격인 영화다. 자도즈는 야만인이라 일컬어지는 지상인들을 지배함에 있어서, 총과 총알을 무상 분배하시어 폭력을 숭배토록 부추기고, 남성의 성기에 대해서는 폭력과 죽음의 씨앗이라 정의 내린다. 이렇게나 비생산적이로 비생명적인 복음을 전파하는 자도즈를 따라 주인공 제드가 도착한 곳은 보텍스. 영생인들이 살고 있는 땅 보텍스는 많은 종교에서 묘사하는 이상향에 대한 모순적 풍자다.


영생인들은 서구 기독교의 보수적인 종교화에 나오는 천사와 같은 외모를 하고 있는데, 낙원의 인류처럼 묘사되는 첫인상과 달리 이들에게는 가시적인 욕망이 없고 오로지 끝없이 반복적인 일상 뿐. 이들에게 주어진 미래란 죽지도 못하는 비참한 노화의 징벌 혹은 무감각의 징벌 뿐이다.


제드는 알파벳 Z의 코먼웰스 영어시기 발음이기도 하다. 즉 주인공 제드는 무언가의 마지막을 뜻하는 존재. 선민의식으로 가득한 영생인들의 필요에 의해 부려지는, 일종의 "직업적 야만인"들 중 하나인 제드는, 시벌건 빤쓰 하나 입은 채 보텍스에 침입해 결과적으로 대학살극을 일으킴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보텍스에 진정한 안식을 불러온다.


이 학살극의 클라이막스에서 나는,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이었지만, 성전을 정화한다며 예수가 휘둘렀던 채찍이 떠오른다. 존나 말 안 통하는 새끼들 하나하나 붙잡아다가 교화하려고 하면, 한 놈 교화되는 동안 세 놈 타락하는 법이다. 채찍을 휘두르던가 대홍수를 내리던가다. 그래서 제드는 기독교 신의 컬트 버전이기도 하다.






연출 각본 존 부어먼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1/25 19:33 #

    삘이 와서 검색해보고 스샷을 봤는데 비주얼이 딱 제 취향이네요.
    내용도 그럴싸하게 내 범주안에 들어오고, 언젠가 봐야지..
  • 멧가비 2018/11/26 09:36 #

    실제로 보고 나서도 취향일지 기대되네요
  • 로그온티어 2018/11/26 10:27 #

    뭐 아님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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