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인 블랙 Men In Black (1997) by 멧가비


장르사에서의 의미를 하나 따지자면, 이후로 이어지는 [블레이드],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이 이룩한 이른바 "마블 르네상스"의 머릿돌과 같은 역할을 한 게 이 작품. 즉 소니, 폭스 등으로 하여금 '마블 캐릭터들은 돈이 된다'는 확신을 준 작품군 중 가장 선두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장르하적 의미와 영 시원찮게 풀린 삼부작의 1편으로만 기억하는 것을 넘어, 미국 사회의 천태만상과 음모론 등을 가볍고 유쾌하게 풍자한 걸작 블랙 코미디인 점에서 더욱 가치를 평가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제목부터가 냉전시대 서슬퍼런 대민 감시 체제에 관한 음모론에서 따온 것. 그 검은 양복쟁이들이 상대하는 외계인들은 미국의 영원한 골칫거리인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은유다. 그런가하면 최종보스인 바퀴벌레 외계인에서 미국 극우를 떠올리기란 어렵지 않다. 일단 바퀴 외계인이 껍질로 이용하는 남자는 언제나 공화당의 표밭인 남부 사람이며, 바퀴는 미국을 상징하는(?) 벌레이기도 하니 말이다. 수 많은 바퀴 아종 중에서 미국 집바퀴의 개체수가 제일 많다지 아마. [조의 아파트]라든가 [스타십 트루퍼스] 등 미국의 어떠한 단면을 묘사한 영화들에서 바퀴가 어떤 이미지로 사용됐는지를 떠올릴 수도 있고.


테러리스트, 대통령 암살 용의자, 연방 보안관 등의 배역을 맡은 바 있는 토미 리 존스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흑인 배우인 윌 스미스가 공동 주연을 맡음으로써 캐스팅에서마저 미국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잊어서는 안 되겠다. 여기에 더해 특히 신나는 메타포는 많이들 꼽는 마지막 장면. 장난감 구슬 안에 들은 우리 은하의 모습은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오만한 미국에 대해 자기성찰 반, 조롱 반을 곁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겠다. 






연출 베리 소넨필드
각본 에드 솔로몬
원작 로웰 커닝엄 (마블 코믹스)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2/30 21:48 #

    가장 미국적인 영화라! 이런 해석 기발하군요. 아니 정확하십니다!
  • IOTA옹 2019/03/16 12:10 #

    생각해보면 은허계를 구슬로 만들어 노는 외계인이라니.
    이보다 큰 스케일의 영화나 만화가 있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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