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건맨 Per Qualche Dollaro in Piu (1965) by 멧가비


이견이 있겠으나, 나는 이것이 세르조 레오네라는 "유파"에서 설법하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궁극적인 깨달음에 도달한 순간을 담은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전작에서 아주 짧은 순간 내비친 휴머니즘으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긴 황야의 요짐보, 아니 브롱코, 아니 몽코는, 이번에는 보란듯이 마지막 남은 윤리관의 한 톨 마저 돈에 대한 욕망으로 교체해 돌아온다. 예전 명랑만화 등에선 간혹 주인공의 눈에 달러 마크($)가 그려지는 연출이 있곤 했는데, 이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눈에 그게 있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태도는 깔끔하나 오로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줌의 달러라도 더 쥘 생각만 하는 주인공. 악랄하나마 오히려 악당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강박에 시달리는 등 나름대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니, 이런 주객전도가!


리 밴 클리프가 배우 인생 전체의 카리스마를 한 큐에 때려 부은 듯한 눈빛으로 연기하는 모티머 대령이야말로 진정한 주인공이다, 라는 해석이 흔히 보이는데, 일반적인 작법에서라면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세르조 레오네가 만든 아귀들의 세상에서 모티머는 주인공이라기엔 오히려 어렵게 모셔온 손님처럼 너무나 고고하질 않은가.


돈보다 명분을 우선시하는 모티머 대령은 철저히 이전 정통 서부극에 대한 은유로 고안된 인물. 마지막 복수무정의 건파이트는, 내게는 오히려 그것이 세르조 레오네가 정통 서부극의 위선에 대해 보이는 시큰둥한 태도, 장르 선배에 대한 아주 약간의 경의의 표시와 화해의 제스처 등이 복잡하게 뒤엉킨 시퀀스로 보인다. 뭐가 됐든 어쨌든 주인공 몽코는 굳이 땀 흘려서 싸우는 대신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었고.





연출 세르조 레오네
각본 세르조 레오네, 루치아노 빈센조니, 세르조 도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