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무법자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1966) by 멧가비


'남북 전쟁'의 한복판에서 국가적 의식 같은 것에는 관심조차 없는 선수(The good), 악당(The bad), 괴인(The ugly) 세 총잡이의 물고 물리는 보물찾기 협잡 웨스턴 로망스 어드벤처, 라고 일단은 거창하게 운을 띄우고.


권총 한 두 자로 차고 다니는 건맨들에게 소총 굉음이 마른 공기를 가르고 포탄이 낙뢰처럼 쏟아지는 전쟁통이란 그들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세계관이다. 포연이 만든 자욱한 안개가 시야를 가리면 총납이들은 돈이라는 한 줄기 빛만을 등대삼아 이리저리 발길을 갈지자로 저어야만 한다.


국가 하나를 만들기 위해 너무나 큰 비용을 치러야만 했다는 남북 전쟁. 다리 하나 사이에 두고 의미 없는 소모전만을 지리하게 이어가는 영화 속 그 전투. 석양을 등진 채 황야를 주름잡았어야 할 총잡이들을 한낱 협잡꾼 쯤으로 작아 보이게 만드는 그 전쟁이라는 것도, 사실은 노예제니 뭐니를 끼고 벌였던 결국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었겠나. 건맨들이 그 살벌한 포화 속을 마치 봄비라도 피하듯 유유자적한 이유는, 자신들의 인의없는 삶이나 전쟁이나 그 놈이 그 놈이기 때문이겠지.


보물로 가는 퍼즐 조각을 각자 나눠 쥔 세 주인공. 그 절묘한 합으로 전개되는 눈치 싸움의 플롯. 지리던 오줌도 말라붙는 긴장감 최고조의 멕시칸 스탠드 오프. 엔니오 모리꼬네라는 이름을 죽을 때 까지 못 들어 볼 사람도 멜로디는 안다는 바로 그 테마. 그리고 너무나 시적이면서도 해학적인 천사 눈깔의 최후까지! 미장센과 텍스트 미학, 마초이즘. 그 완벽한 삼박자. 세르조 레오네 스파게티 웨스턴 연대기가 불꽃놀이라면 이 영화야말로 펑 소리와 함께 불꽃이 만개하는 순간이다. "달러 삼부작"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인정할 건 해야지.







연출 세르조 레오네
각본 세르조 레오네, 루치아노 빈센조니, 세르조 도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