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麥秋 (1951) by 멧가비


가족이라는 것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이야 새삼 새로울 게 없는 일이겠다만, 오즈는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주 조금씩의 변주를 통해 가족 안에서 세상을 읽는다. 낡은 것은 남고 새로운 것은 새 그릇을 찾아 떠난다. 그것이 생로병사이고 삼라만상이다, 라며 말하기 위해 전후(戰後)의 오즈는 카메라를 일본식 다다미 집에 눌러 앉힌 것이다.


이른바 '노리코 삼부작' 중 두 번째 영화. 이 다음인 [동경 이야기]에서는 유일하게 노리코가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노리코는 가족 아닌 자들을 가족으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前 시아버지인 류 치슈는 노리코에게, 노리코가 차마 떠나지 못하는 그 가족이 사실은 이미 해체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만춘]에 이어 딸의 이름은 또 노리코다. 여지없이 하라 세츠코가 연기했지만, 류 치슈는 이번엔 아버지가 아니라 완고한 오빠가 되어 돌아온다. 홀아버지와 외동딸의 2인 가정 대신, 3대가 복작거리는 다복하다면 다복한 가정. 이제 노리코는 남을 가족을 걱정해 자신을 희생할 필요가 없다. 가족들은 노리코를 위해 거짓말하지 않는다. 갈등은 보다 단순해지고 거기에 얽힌 관념은 복잡해진다. 결국은 노리코의 결혼 문제지만 오즈는 같은 그림을 다른 붓으로 그린다.






연출 오즈 야스지로
각본 오즈 야스지로, 노다 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