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멘 철새 ギターを持った渡り鳥 (1959) by 멧가비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부르는 떠돌이가 열도의 북부 하코다테에 흘러 들어온다. 일본식 웨스턴의 아이콘이 된 영화인데 배경은 사실 북부다? 그러나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웨스턴이라고 다 서부가 배경이어야만 한다는 식으로 엄숙하게 따지고 들면 남아나는 작품이 몇이나 되겠나. 애초에 만주 웨스턴도 우리 기준으로는 북쪽이고.


웨스턴 떠돌이 캐릭터의 먼 조상인 [셰인]이 그러했듯, 일본 떠돌이 타키 신지 역시 누군가의 눈에 띄어 고용되고, 폭력으로 해결하는 게 빠를 어떤 사건에 휘말리며, 마지막에는 올 때 그랬듯 어느 것 하나에도 연연하지 않은 채 어깨에 기타를 메고 다시 길을 떠난다. 방랑자 서부극의 정석을 성실하게 따르는 메인 플롯.


그런가하면 하코다테에 도착해 휘말리는 일이란 것들은 또한 전형적인 일본 근현대 야쿠자물의 영역 안에 있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남의 것 받아들여서 자기들 식으로 어레인지 하는 건 사실 일본의 주특기였다. 일본의 대중 문화라는 건 동아시아에서도 특히나 그런 점이 많이 부각된 면이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듯, 이 영화는 미국과 이탈리아라는 웨스턴 장르의 본고장을 벤치마킹하면서도 일본의 당대 메이저 장르와 결합해 어떤 식으로 변주되는지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나중에 자세히 분석글을 쓸 예정이지만, 장르사적으로 흥미로운 점을 한가득 품은 이 영화가 시대를 건너 현대의 영상 매체 중에 다른 것도 아닌 특촬물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흥미롭다. 생각해보면 토착 서부극으로서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역사가 시작될 쯤 거의 동시에 세상에 나온 작품이니 상당히 앞선 시도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연출 사이토 부이치
각본 야마자키 간

덧글

  • JOSH 2019/03/18 16:44 #

    하코다테라면 북부인데...
    어째서 남부가 되었을까요.
    자료가 잘못 된 정보가 있었나...
    아니면 홋카이도의 남부라는 의미였으려나.
  • 멧가비 2019/03/18 19:31 #

    그냥 잘 못 쓴 거예요
  • JOSH 2019/03/19 14:26 #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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