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케이프 룸 The Escape Room (2019) by 멧가비


뭔가 새로운 걸 기대하기는 힘든 기획인 게 사실이다. 시놉시스만 보더라도 [큐브]와 [쏘우] 시리즈의 장르적 후손임이 분명히 드러나며, 요즘 한국에서는 일종의 '방탈출 트렌드' 같은 게 있어서 TV 방송에서도 꽤 흔하게 볼 수 있는 구성이니까.


그러나 [큐브]와 같은 세계관적 난해함이나 [쏘우]의 고어를 배제하고, 기성품이라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며 클리셰 사용을 주저하지 않자 영화는 접근성 좋은(갖고 놀기 좋은) 상품이 된다. 스테이지 이동이라는 내러티브에, 자본가 흑막이라는 심플한 설정, 저마다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라는 구성 까지 종합하면, 별 특징 없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안정적인 하나의 '틀'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틀이 느슨할수록 이것 저것 담기 좋은 법. 이미 결말부에서는 여객기에서의 방탈출이라는 솔깃한 떡밥이 던져졌다.


특별히 인상 깊은 인물 없이 그저 이어지는 상황만으로 이 정도의 긴장을 줄 수 있다는 건, 2편 3편을 거쳐가면서 배우는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며 또한 개런티 높은 배우를 쓸 필요도 없다는 소리다. 어찌보면 처음부터 시리즈화를 염두에 두고 가볍게 맛 보여 준 샘플이 바로 이 영화인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썩 흡족한 모델 하우스 같은 영화다.


후속작을 손 꼽아 기다릴 정도는 아니지만, 잊고 있다가 신작이 나왔다고 하면 반갑게 다시 극장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팝콘 스릴러. 이런 거 하나 쯤 있는 건 영화 관객한테 나쁘지 않은 일이다.


다만, 낮은 관람 등급 덕분에 주 타겟이 애매한 면은 있다. 저연령에게는 조금 무겁고, 성인층에게는 다소 감질날 수도 있는 연출 방향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꼭 저연령용 [쏘우]처럼 보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유쾌한 피의 축제처럼 아이러니한 코미디 활극으로 가도 괜찮지 않을까. 포스터들도 죄 다 당장 사람 찢어죽일 것 같은 느낌이던데, 굳이 안 그래도 되잖아.







연출 애덤 로비텔
각본 브래기 F. 슈트, 마리아 멜닉

덧글

  • DAIN 2019/04/16 21:51 #

    어머니와 함께 봤는데 어머니는 캡틴 마블 보다 재미있었다고 하셨습니다 ㅎㅎㅎ
  • 멧가비 2019/04/16 22:03 #

    프로파간다 보다는 역시 장르 영화가 재밌죠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