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by 멧가비


몇 개의 단편이 모인(원래 드라마로 기획됐었다던) 옴니버스 구성은 이 "영화 아닌 영화"에 자유도를 보장한다. 무도한 악당이나 호방한 총잡이 영웅이 등장하지 않아도 된다. 열차 강도 이야기나 돈가방 쟁탈전 등 서부극 역사에서 언제나 다루던 굵직한 이야기들 대신, 주인공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곳에 그러나 언제나 존재했을 작은 이야기들에 대한 서부극이다. 보통이라면 돈 들여 극장에 찾아가서 보고 싶어하는 타입의 서부극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서부극.


소문만 거창한 비열한 총잡이 혹은 인생을 통째로 황금에 바친 노인 등 이른바 미국의 대체 건국 신화 쯤으로 여겨지는 서부 개척시대 이야기의 거짓 드라마와 영웅주의를 해체하고 그 밑낯을 드러낸다. 개국부터 협잡과 우격다짐으로 시작한 나라에 영웅 신화 따위는 가당치도 않다는 자조적인 태도. 거창하고 점잖은 수정주의 서부극과는 또 다른, 코엔 형제 특유의 난장판 헛소동 코미디는 그렇게 풍자와 해학으로 채워진다.


안타까운 것은, 서부극의 외피를 하고 있어 해당 장르 팬 이외에게 진입장벽이 조금 쯤 있다는 점이다. '밥줄' 에피소드는 개척시대 서부라는 시공간적 배경과 무관하게(물론 텍스트적으로는 무관하지 않지만) 누구나 한 번 쯤 보면 닭살 돋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필견작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 출신 중 대중 기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해리 멜링의 애처로우면서도 어딘가 그로테스크한 눈빛 연기에 압도 당해 다른 에피소드들은 어떻게 봤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물론 '알도고네스 인근' 에피소드는 가장 코엔 형제 특유의 톤이 살아있어서 다른 의미로 눈에 띈다. 언젠가부터 제임스 프랭코는 뭔가 핀트가 엇나간 듯한 인디 코미디 영화 전문 배우로 방향을 튼 것 같던데, 코엔 영화와 그 감각이 신묘하게 들어맞는 것 같다. 협업 좀 더 해 줬으면 좋겠다.






연출 각본 에단 코엔, 조엘 코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