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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논 Anon (2018)

네크워크 혁명을 지나, 네트워크 공해라고 불러도 무방할 시대에 살고 있다. 아귀처럼 탐욕스런 이 네트워크라는 것은, 이제 단순 텍스트의 교환을 넘어 시청각의 영역까지 잡아먹는 중이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형성하는 세상 모든 과정, 그 일부를 사실상 이미 거의 대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영화는 한 해 앞서 나온 [더 서클]에 대한 비관적 ...

제시카 존스 시즌2 (2018)

시즌1이 심리적 압박감을 죄여오는 연출에, 신경쇠약 증상처럼 바싹바싹 말라가는 제시카의 모습을 따라가는 식으로 감상하게 만들어져 있었다면, 2는 반대로 물리적이다.킬그레이브의 정신계열 초능력은 드라마를 사이코 스릴러 장르로 만드는 무언가였던데에 반해, 시즌2 끝판왕 앨리사는 무소불위의 완력을 자랑하는, 다시 말하지만 정반대로 완벽히 물리적인 초능력의 악...

뮤트 Mute (2018)

이름난 대개의 사이버 펑크 영화들은 사실 복잡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쫓는다던가, 그저 벗어나고 싶다는 등의 단순한 명제. 그러나 그것이 세계관의 상상력과 맞물렸을 때 거기에서 추상적인 질문과 해답이 오고가는 게임이 발생하는 것이다. 본작 역시 사이버 펑크의 그러한 경향에 충실하다. 영화가 묘사하는 세계관과 미장센들을 걷어내고 나...

블랙 미러 406 블랙 뮤지엄 Black Museum

시즌 4의 마지막 에피소드. 새로운 상상력들을 많이 선보였으나 전체적으로 블랙 미러답지 않았던 시즌3과 달리, 최초 두 시즌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익숙한 것과 변주 사이를 오간 것이 시즌4. 특히나 본 에피소드는 소재 뿐만 아니라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전개 구조까지도 반복한다. 간단하지만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나열된 세 개의 짧은 에피소드, 그리고 그...

블랙 미러 405 메탈헤드 Metalhead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추정되는 세계관, 좀도둑들을 무참히 살해하며 추적하는 것은 작중 '개(dog)'라고 불리우는 4족 보행 로봇이다. 개 로봇이 너무나 뛰어난 기능을 선보여 오히려 이야기는 SF를 떠나 보통의 스릴러처럼 보인다. 나는 이 무기질적인 경비 기계에게서 스티븐 킹의 살인견 [쿠조]를 떠올린다.채색이 안 된 그림은 역설적으로 예술가의 필체와 화...

블랙 미러 404 Hang the DJ

세상 어떤 인간관계보다 많은 변수를 가지며 그렇기에 가장 흥미진진한 게임인 '연애'를 시스템에 맡겨버리는 세상. 흡사 70년대 선 봐서 결혼하던 관습처럼 사람들은 데이트 시스템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스스로의 결정권을 포기한다. 종교에 대한 은유처럼 묘사되기도 한다.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합리적일 것만 같은 시스템으로 인해 오히려 괜한 시간을 낭비하는 건 ...

블랙 미러 403 악어 Crocodile

스포일러작중 등장하는 '리콜러'는 일종의 상호 감시체제다. 인간의 눈과 기억을 마치 공공 보안 카메라처럼 이용하는 기술인데, 단순한 보험 조사인이 경찰의 권한을 일부 위임받아 사건 목격자들의 기억을 들춰보는 것이 법적으로 강제된다는 설정.인적없는 새벽 골목에서 멍하니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오싹함을 느낀 기억이 있다. 눈여겨 보지 않았던 집 근처 주차장 ...

블랙 미러 402 아크앤젤 Arkangel

아이를 잃어버렸던 엄마의 트라우마는 그로 하여금 그릇된 선택을 하게 만들고, 그 선택으로 말미암아 결국 자식을 영영 잃고 만다는 내용의 패러독스 부조리극. 엄마는 딸에 대한 사랑만큼 어리석었으며, 딸은 엄마의 어리석은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호기심이 왕성했다.작중 등장하는 '아크엔젤' 서비스는 [당신의 모든 삶]과 [화이트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의 소재를 적...

블랙 미러 401 USS Callister

눈을 끄는 건 서술 기법에 사용된 트릭. 로버트 데일리, 정서적 복수를 꿈꾸는 억압된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변태적 욕망과 뒤틀린 앙심으로 가득한 전뇌공간의 마왕이었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데일리는 단지 주체에서 객체로의 역할 교체를 넘어, 작품이 논하는 문제의식의 상징으로 기능한다.일종의 우화다. 네트워크 영역에서 만나고 부딪히는 타인들, 그들 모...

리버데일 Riverdale 시즌1 (2017)

전형적인 [트윈 픽스]풍 마을 스릴러(Small town thriller)에 고교 청춘물이 결합된 구조. 원작 코믹스의 성격을 극히 일부만 유지한채 나머지는 너무나 CW스럽게 각색하는 솜씨, [스몰빌]의 재림이다.유치한 듯 정교한 각본. 사건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는 전혀 관심이 안 가는데, 누가 또 어떻게 더럽게 엮여있을지가 궁금하게 만드는 테크닉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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