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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트라즈 탈출 Escape From Alcatraz (1979)

영화를 거듭 섭렵하고 데이터베이스가 쌓일 수록, 내가 좋아하던 어떤 걸작들이 알고 보면 오리지널리티를 별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고는 한다. 이 영화는 [쇼생크 탈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다. 그렇다. 이 영화를 논하려면 [쇼생크 탈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쇼생크 탈출]이 관객에게 전율을 주는 건 크게 두 파트다. 인간 ...

살인의 추억 (2003)

언제 멈춰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치킨 게임 같다. 관객의 심리를 난처한 지점으로 까지 끌고 가면서 결국 모순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이 탁월한 영화. 적어도 내게는 태어나 봤던 영화들이 내게 걸었던 심리 싸움 중 가장 힘들었다. 언제 빠져나가야 될지 결국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선택하지 못했다.미궁에 빠진 사건, 이를 추적하는 80년대 난폭한 형사들. 관객들...

바람 (2009)

가령 미국 래퍼들처럼 길 가다가 총 맞는 동네에서 본격 갱스터로 살았다고 한다면 자기뻑에 꽂혀서 자기 살아온 얘기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도, 비록 범죄 얘기 일색이겠지만 그 나름대로의 페이소스 있는 무용담일 것이요 피카레스크적인 장르 쾌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뭐 그런 영화는 아예 아니고.기세 약한 친구들 뒷통수 때리면서 푼돈이나 갈취하던 과거를 나름대...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언제였는지 기억도 희미하지만 '바닐라' 사진을 처음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아이스크림 표준 맛 쯤 되는 그 바닐라 말이다. 말갛고 보드랍게 생겼을 줄 알았던 실제 바닐라는 시커먼 나뭇가지 모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닐라라는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장담컨대 백이면 백 아이스크림 색깔을 떠올릴 것이다. 이게 내가 일상에서 직접 체험한 최초의 "시뮬...

에드 우드 Ed Wood (1994)

팀 버튼은 직접 각본을 쓰지 않은 작품에도 필모에 늘 어느 정도는 자기 반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본작에서만큼은 자의식을 버리고 철저히 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타인이라는 것이, 영화 감독으로서 혹은 예술가로서의 버튼 자신을 완성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누군가이니, 결국은 이 이야기도 "팀 버튼"으로 회귀한다. 일종의 팀 버튼 비...

변호인 (2013)

안 그래도 송강호인데, 이 영화를 기점으로 이젠 그냥 연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것만 같다. 송강호를 파워레인저에 데려다 놓으면 지구는 정말 끔찍한 멸망의 위기에 놓인다. 송강호를 텔레토비에 데려다 놓으면 그 곳은 원색의 이주민들이 감금 노동착취를 당하는 사탕수수 농장이 된다. 송강호를 BBC 다큐멘터리에 데려다 놓으면 사바나는 느와르의 무대...

그때 그 사람들 (2004)

기획의 용감함과 영화사적 의미는 별개로 칭찬해 마땅할 것이나, 결국 만족스러울 정도로 속 시원한 영화라고는 보기 힘들다. "그는 왜 육본으로 갔는가"에 대한 시시한 대답. 영화가 다루는 실제 역사의 무게와 감독의 태도 사이에 괴리가 크다. 적당히 모티브만 따온 풍자극이다라고 둘러댈 수 없는 소재 앞에서 감독은 명확한 자신의 입장을 유보하고 한 발 물러선...

핵소 고지 Hacksaw Ridge (2016)

초반 진단은 확실히 똑떨어진다. 이해 못할 신념을 고수하는 신념은 동료들과 갈등을 빚을 것이고, 여차저차 참전해선 당연히 멜 깁슨 식 자극적인 전투 시퀀스가 이어질 것이며, 포화 사이에서 공황 상태에 빠진 주인공이 주변을 둘러보면 슬로우 모션으로 죽어가는 동료들. 가장 괴롭히던 친구는 베스트 프렌드가 될 것이고, 영화가 끝난 후에는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2013)

Hundraåringen som klev ut genom fönstret och försvann흔히 스웨덴 폭탄마 버전 [포레스트 검프]라고 알려진 작품. '스페인 내전'부터 시작해 미-소 '냉정'까지, 서구 100년 역사 굵직한 폭발의 순간들에 함께 했었다는 어느 폭탄마 노인의 이야기. 원작은 조금 더 많은 사건과 인물을 다룬다고 한다. (심지어 김일...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SULLY (2016)

설렌버거는 영웅인가 사기꾼인가?설리의 꿈에 나오는 질문이지만 실질적으로 설리 본인이 영화 내내 스스로를 괴롭혔던 자문(自問)이기도 하다. 물론 설리가 "영웅"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미 나와있는 답이다. 영화는 본질적으로, 영웅을 영웅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를 탐구한다. US 에어웨이즈 1549편 기장 설렌버거는 비행 경력 40년의 베테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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