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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92)

권력은 권력 스스로 태어나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부조리한 권력은 그 권력에 희생당하는 구성원들 스스로 불러들이기도 한다. 그것이 무지함에서 비롯되었든 아니면 그릇된 신념의 결과이든, 결국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존재하게 된다. 영화 속 엄석대의 학급은 그런 권력의 부조리가 흥망성쇠하는 사회의 축소판이다.엄석대가 재미있는 것은 철권 통치의 단순한 권력 깡...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

원인을 알 수 없고 피하거나 물리칠 수 없지만 시나브로 다가온다. 아닌 듯 조용하게, 모든 것을 망가뜨릴 파괴력을 지닌 채로. 영화는 우울장애라는 마음의 병과 그 파급력에 대해 파괴적 재앙이라고 정의 내린다.전후반 두 파트로 나뉜 형식을 통해 영화는 우울증 환자 본인과 그 측근(가족)의 관점을 균형있게 다룬다. 파트가 넘어가면서 영화의 톤과 장...

천국과 지옥 天国と地獄 (1963)

제화(製靴)업체의 중역인 곤도는 거만하고 야심만만한 기업가지만 동시에 평판 좋은 장인(匠人)이기도 하다. 그에게 잘못이 있었다면 단지 상대적인 부를 누리고 있었다는 점 뿐인데, 그저 언덕 위에서 빈민들이 올려다 보는 위치에 살고 있었다는 이유로 그는 "천국"의 문턱에서 끌어 내려진다.곤도의 저택이 올려다보이는 빈민가의 타케우치는 자신의...

카게무샤 影武者 (1980)

주인공인 좀도둑 혹은 카게무샤는 그 자신의 말마따나 작은 그릇의 인물이었다. 어차피 죽을 목숨 뭐가 두렵겠냐 싶으면서도 당대의 호걸인 타케다 신겐의 디코이로서 일생을 보낼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여기서의 공포는 단순하지 않았을 것이다. 타인으로 산다는 공포보다 더한 것은 타인이 되어, 내가 아닌 채로 죽는다는 것이다.그러나...

란 乱 (1985)

제목이 뜻하는 바 처럼, 어지러운 것은 열도의 정세도 가족의 질서도 아닌 다이묘의 통찰력이다. 난세를 헤쳐 온 늙은 권력자의 눈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종자로 붙어있는 익살꾼조차 정확히 보고있는 것들을 마치 하늘에 구름 끼듯 흐려진 통찰력으로 인해 모두 놓치고 만다. 큰 아들 타로는 우유부단했으며 둘째 지로는 피를 보는 성정이었다. 각각 노란색...

큐어 キュア (1997)

최면 살인마인 마미야 쿠니히코는 최면의 대상들에게 '넌 누구'라는 질문을 반복해 던짐으로서 인간이 가진 "자기 소개"의 근원적 공포와 불안함을 공격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자신을 감추는 일본 특유의 "다테마에-혼네" 문화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며, 경제의 거품이 꺼진 후 삶의 방식이 송두리째 바뀐 "잃어버린 10년"이 주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반...

라쇼몽 羅生門 (1950)

등장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진술을 하는 식의 연출 기법을 상징하는 말이 된 그 유명한 제목 라쇼몽, 나생문. 요즘 애들은 롤로노아 조로 필살기 이름인줄만 알겠지. 늙은 나는 기스 하워드를 먼저 떠올린다.무사와 아내는 산 길을 지나는 중에 산적의 눈에 띄여 봉변을 당한다. 무사는 죽고 아내는 범해진다. '사실'은 여기까지. 거기에 각기 ...

12인의 온화한 일본인 12人の優しい日本人 (1991)

시드니 루멧 연출, 헨리 폰다 주연의 57년 영화(이하 원작)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TV 드라마 작가이자 무대 극작가였던 미타니 코키에 의해 오마주되어 1990년 연극 무대에 올려진다.(정식 리메이크가 아닌 점이 껄끄럽지만 일단 넘어가자) 이를 각본 삼아 1년 후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영화인데, 원작이 가진 기본적인 설정과 포맷...

12인의 성난 사람들 12 Angry Men (1957)

친부 살해 혐의로 재판장에 선 소년의 유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인 열 두 명의 배심원. 날씨도 덥고 마침 야구 경기가있는 날이기도 하니 적당히 유죄로 합의를 보고 해산하는 분위기였으나 그 흐름을 깨고 의혹을 제기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8번 배심원, 헨리 폰다였다.이 영화에서는 합리적 의혹(Reasonable Doubt)이라는 단어가...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

픽사의 철학적인 탐구가 어린이 영화에서 가볍게 다루는 수준을 슬슬 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선입견일지는 모르나, 디즈니 본토에서 이런 소재를 다뤘더라면 버럭이와 슬픔이 등으로 구성된 악당들에게 잡혀갔던 기쁨이가 탈출해 헤드쿼터로 무사귀환하는 이야기 쯤으로 끝났을 것 같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기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 성숙한 인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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