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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Carrie (1976)

내가 생각하는 좋은 호러란 불특정 다수에게 무개성하게 어필하는 깜짝 쇼 같은 게 아니라, 특정 대상에게 최적화된 특정한 유형의 공포를, 통배권처럼 내장까지 사정없이 쑤셔넣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보편적인 연애의 경험이 있는 남성에게, 특히 무력했던 어느 순간들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좋은 호러다.영화는 고교생 캐리의 늦은 초경으로 문을 연...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 (1950)

그건 사랑이었을까. '노마'가 '조'에게 그토록 집착했던 건 그의 말처럼 정말 사랑이었을까. 혹은 죽은 애완 침팬지를 대신할 말 하는 액세서리가 필요했던 걸까. 아니면 안 팔리는 작가라도 헐리웃 비즈니스와 희미하게는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을 곁에 둠으로써, 미이라처럼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자신의 옛 영광에 수분을 공급할 요량이었던 건 아닐까.'베티'는...

타인의 얼굴 他人の顔 (1966)

'나'라는 존재는 생물학적으로 "나 스스로 존재함"으로써 존재하지만, 관계학적으로는 타인에게 인식됨으로써 존재한다.얼굴이란 타인에게 나를 인식시키는 가장 즉각적인 수단이다. 주인공은 사고로 얼굴을 잃은 남자. 남자는 얼굴을 잃음으로써 관계학적인 측면으로서의 자기 자신이 사라지고 있다 생각하며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자학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그는 끊...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영화의 가장 놀라운 지점은 충격적인 전개도, 반전도 아니다. 추리극도 사이코 스릴리도 치정극도 아닌, 아니 사실은 그것들을 모두 품은 "코즈믹 호러"가 실질적인 장르였다는 점에서 기겁한다. 내용이 아니라 장르 자체에 놀라다니.잠깐 미시적으로 보자면, 영화는 적절한 징벌에 대해 하나의 대답을 제시하고선 관객들 사이에서 논쟁이 생산되는 것을 꾀하는 듯 보인...

살인자의 기억법 (2017)

공소시효 만료된 연쇄살인. 병수는 자신의 흉악한 과거를 물리적으로 완벽히 묻음과 동시에 치매라는 질병으로 인해 기억의 영역에서도 묻게 된다. 살인자의 과거와 완벽히 단절되려는 병수를 도발하는 또 다른 살인자 태주.병수에게 주어진 게임은 공정하지 못하다. 치매는 병수의 패를 상대에게 모두 보여주고 시작하게 만드는 페널티로 작용한다. 관객으로부터도 신뢰받지...

마더! Mother! (2017)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시나브로 영역을 침입해 들어와 인내심과 삶을 조금씩 파괴하는 침입자들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익히 [퍼니 게임]에서 그러했듯, 신경을 긁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불청객"들의 행동은 대개 끝에 가서는 폭력으로 수렴되고는 한다.그러나 영화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려 한다. 서술보다는 심상을 위주로, 삶의 어느 한 부분도 나를 위해 존...

스켈리톤 키 The Skeleton Key (2005)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루는 공포 영화 중에는 간혹 주인공이 의미 있는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한 채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영화는 대개 두 종류로 나뉜다. 영화 전체가 무의미해져버리거나, 아니면 그 무의미함으로 가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거나. 이 영화는 후자.주인공 캐럴은 자신이 옳다고 믿고 실천한 행동 때문에 곤경에 처한다. 위기에서 ...

줄리아의 눈 Los ojos de Julia (2010)

죽은 자매의 비밀을 추적하는 주인공. 어둠에 가려진 용의자. 주변인들의 비밀.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레퍼런스들을 솜씨 좋게 아귀맞춘 기성품 스릴러. 그 기원을 훑어 올라가면 영화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의 정체가 "히치콕스러움"이었음을 발견하게 된다.자매의 석연찮은 죽음을 줄리아가 뒤쫓는 과정은 명백히 [사이코]에서 왔음을 알 수 있으며, 사진기 살인마를 묘...

오펀 천사의 비밀 Orphan (2009)

케이트와 에스더는 대구를 이룬다. 입양모와 양녀라는 입장 차이는 대립되며, 각자 불편한 과거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동류다. 다른 듯 닮은 둘의 공방, 그 리듬은 잘 짜여진 법정극과도 같다. 이 법정 대립에서 케이트는 피고이자 스스로 변론하는 변호사, 에스더는 심판관이자 징벌의 대리인으로 기능한다.영화 시작 시점에서 케이트에게는 원죄가 있다. 아이를...

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2017)

침대 위에 갇혀버린 제시에게 그 자신의 내면이 말을 걸어온다. 죄책감이나 트라우마, 증오, 분노, 두려움을 대변하는 쪽. 그리고 자기연민과 방어기제를 대변하는 쪽. 해가 달에 가려지듯 그렇게 무의식으로 가려져 있던 언젠가의 기억이 제시를 찾아오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아니, 반대로 문득 찾아온 공포가 제시의 기억을 해방시킨 쪽에 가깝다. 기억을 끄집어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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