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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몇 개의 단편이 모인(원래 드라마로 기획됐었다던) 옴니버스 구성은 이 "영화 아닌 영화"에 자유도를 보장한다. 무도한 악당이나 호방한 총잡이 영웅이 등장하지 않아도 된다. 열차 강도 이야기나 돈가방 쟁탈전 등 서부극 역사에서 언제나 다루던 굵직한 이야기들 대신, 주인공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곳에 그러나 언제나 존재했을 작은 이야기...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After Life (2019)

리키 저베이스는 일본 만자이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는 코미디언이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캐릭터는 대개 정감 가는 바보이거나 눈치 빠른 독설가 둘 중 하나였다. 마치 보케와 츳코미처럼 말이다. 물론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이 드라마의 저베이스 캐릭터는 기존과 어딘가 다르고 낯설다. 바보가 되어 세상과 부딪히거나 독설가가 되어 ...

초여름 麥秋 (1951)

가족이라는 것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이야 새삼 새로울 게 없는 일이겠다만, 오즈는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주 조금씩의 변주를 통해 가족 안에서 세상을 읽는다. 낡은 것은 남고 새로운 것은 새 그릇을 찾아 떠난다. 그것이 생로병사이고 삼라만상이다, 라며 말하기 위해 전후(戰後)의 오즈는 카메라를 일본식 다다미 집에 눌러 앉힌 것이다.이른바 '노리코 ...

만춘 晩春 (1949)

내가 이 영화에 대해 늘 중첩해 떠올리는 건 오 헨리의 영원한 레퍼런스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딸은 혼자 남을 아버지 생각에 독신을 주장한다. 아버지는 딸이 혼기를 놓칠까봐 재혼하겠다는 거짓 선언을 한다. 부녀가 서로를 걱정하고 배겨하는데 그 걱정해주는 방식이 서로에게는 스트레스인 교착 상황. 결국 어느 한 쪽이 자신을 접고 상대방의 배려를 받아들일 ...

진흙강 泥の河 (1981)

시간적 배경 1955년, 전후 약 10년. 빈곤은 끝났다는 나라의 선언과 달리, 도시의 아직도 방치되어 있으며 사람들의 생활은 그 이상으로 희망없이 치열하기만 하다. 전쟁을 겪은(전범국 국민이라는 자각과 특별한 이념도 없었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10년이란 그 모든 것을 극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으며, 그만큼 마음 안에는 패배감과 허무함, 상실감 등 복잡하...

스테이션 에이전트 The Station Agent (2003)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관계를 다루는 방식은 마당 달린 집에 비유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관계 형성 방식이라면, 대문은 열어놓되 현관을 사이에 두고 현관 너머의 사람을 신중히 파악한 뒤 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열려 있는 듯 신중하게 밸런스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어째선지 주변에 많지 않다. 원래 좋은 건...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1962)

류 치수의 오즈 영화 캐릭터들이 늘 그랬듯 어디에나 있을 평범하고 점잖은 초로의 남성 히라야마 슈헤이는 딸의 결혼을 앞두고 만감이 교차함을 느낀다. 그러나영화에서 결혼식이라는 것은 히치콕식으로 말하자면 맥거핀이다. 영화의 서사는 딸의 결혼 준비에 맞춰 흘러가지 않으며 그 결혼식 자체도 숫제 나오질 않는다. 영화의 서사는 히라야마가 딸의 결혼 문제로 심란...

안녕하세요 お早よう (1959)

인삿말 '오하요(お早よう)'. 이 간결하면서도 일상적인 인사는 이웃, 즉 타자와의 관계를 시작하는 신호탄이자 어제로부터 이어져 오는 관계의 연속성을, "오늘도 우리는 어제와 같은 관계이지요" 하며 확인-점검하는 의식이다.영화는 가지런히 놓인 이웃집들을 배경으로 삼으며, 이야기는 가가호호를 넘나들며 말에서 말로 넘어가는 이웃들의 일상이다. 영화 속 이웃들...

동경 이야기 東京物語 (1953)

인생의 막바지를 준비하는 노부부에게 무심한 자식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과연 영화가 그들에게 비판의 시선을 대고 있는 걸까.물론 관객은 친자식들의 괘씸한 태도와 오히려 생판 남인 전(前) 며느리의 극진한 봉양을 비교하며 분통을 터뜨릴 수 있다. 특히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관객이 느낄 씁쓸함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뒤이어 나오는 장면에서, 친자식들 중에...

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2017)

세상 거의 모든 일에 정답 없고 표준 없고, 사람 사는 일이 특히 그렇다. 다를 뿐, 누구에게나 각자의 삶이 있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면 감옥과 같겠으나, 사는 게 그렇거니 하고 살면 그것이 곧 삶.영화는 무방비로 소외된 계층의 삶을 관조한다. 그러나 사회고발이나 동정을 호소하는 일에 의도가 있지 않음은 영화가 시작하고 오래 지나지 않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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