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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麥秋 (1951)

가족이라는 것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이야 새삼 새로울 게 없는 일이겠다만, 오즈는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주 조금씩의 변주를 통해 가족 안에서 세상을 읽는다. 낡은 것은 남고 새로운 것은 새 그릇을 찾아 떠난다. 그것이 생로병사이고 삼라만상이다, 라며 말하기 위해 전후(戰後)의 오즈는 카메라를 일본식 다다미 집에 눌러 앉힌 것이다.이른바 '노리코 ...

만춘 晩春 (1949)

내가 이 영화에 대해 늘 중첩해 떠올리는 건 오 헨리의 영원한 레퍼런스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딸은 혼자 남을 아버지 생각에 독신을 주장한다. 아버지는 딸이 혼기를 놓칠까봐 재혼하겠다는 거짓 선언을 한다. 부녀가 서로를 걱정하고 배겨하는데 그 걱정해주는 방식이 서로에게는 스트레스인 교착 상황. 결국 어느 한 쪽이 자신을 접고 상대방의 배려를 받아들일 ...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The Apartment (1960)

주인공 버드의 최대 고민은 퇴근 후에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단순한 차원의 것이 아니다. 퇴근 후의 아파트를 직장 상사들이 무슨 모텔 대실처럼 불륜의 현장으로 사유화 한다는 건, 결국 퇴근해도 직장생활의 연장이라는 뜻이다. 퇴근해도 퇴근하지 못하는 말단 회사원의 고충. 이 점만은 오히려 현대 동아시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그렇다고 영화가 미래지...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 (1950)

그건 사랑이었을까. '노마'가 '조'에게 그토록 집착했던 건 그의 말처럼 정말 사랑이었을까. 혹은 죽은 애완 침팬지를 대신할 말 하는 액세서리가 필요했던 걸까. 아니면 안 팔리는 작가라도 헐리웃 비즈니스와 희미하게는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을 곁에 둠으로써, 미이라처럼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자신의 옛 영광에 수분을 공급할 요량이었던 건 아닐까.'베티'는...

살인의 낙인 殺しの烙印 (1967)

하나다라는 이름의 킬러, 쌀밥 짓는 냄새에 세우는 기괴한 성벽(性癖)을 제외하면 어디 하나 빈틈 없어 보이는 정돈된 사내다. 하나다는 넘버 3를 자칭하고 있으며, 타겟의 보호라는 비교적 작은 임무에 가담하는 것은 마침 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쌀밥은 냄새만 맡지 도통 먹지를 않는다. 그는 이렇듯 자신의 욕망을 통제함으로써 생활과 세계관을 통제하는 안전제...

진흙강 泥の河 (1981)

시간적 배경 1955년, 전후 약 10년. 빈곤은 끝났다는 나라의 선언과 달리, 도시의 아직도 방치되어 있으며 사람들의 생활은 그 이상으로 희망없이 치열하기만 하다. 전쟁을 겪은(전범국 국민이라는 자각과 특별한 이념도 없었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10년이란 그 모든 것을 극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으며, 그만큼 마음 안에는 패배감과 허무함, 상실감 등 복잡하...

타인의 얼굴 他人の顔 (1966)

'나'라는 존재는 생물학적으로 "나 스스로 존재함"으로써 존재하지만, 관계학적으로는 타인에게 인식됨으로써 존재한다.얼굴이란 타인에게 나를 인식시키는 가장 즉각적인 수단이다. 주인공은 사고로 얼굴을 잃은 남자. 남자는 얼굴을 잃음으로써 관계학적인 측면으로서의 자기 자신이 사라지고 있다 생각하며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자학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그는 끊...

동경 이야기 東京物語 (1953)

인생의 막바지를 준비하는 노부부에게 무심한 자식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과연 영화가 그들에게 비판의 시선을 대고 있는 걸까.물론 관객은 친자식들의 괘씸한 태도와 오히려 생판 남인 전(前) 며느리의 극진한 봉양을 비교하며 분통을 터뜨릴 수 있다. 특히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관객이 느낄 씁쓸함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뒤이어 나오는 장면에서, 친자식들 중에...

에드 우드 Ed Wood (1994)

팀 버튼은 직접 각본을 쓰지 않은 작품에도 필모에 늘 어느 정도는 자기 반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본작에서만큼은 자의식을 버리고 철저히 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타인이라는 것이, 영화 감독으로서 혹은 예술가로서의 버튼 자신을 완성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누군가이니, 결국은 이 이야기도 "팀 버튼"으로 회귀한다. 일종의 팀 버튼 비...

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2012)

9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 감독 중 하나로 팀 버튼을 꼽는 데에 이견을 제시할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90년대와 함께 버튼의 전성기도 막을 내리는데, 비평적으로 실패작만 줄 세우던 버튼이 2010년대에 와서 문득 리메이크작을 들고 나온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그것도 장편 영화 데뷔 직전에 만들었던, 일종의 실험에 가까웠던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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